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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홍 강진군수 -군민에게 드리는 글 발표

기사입력 2004.11.20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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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주홍 강진군수는 불법파업 연행자 54명에 대해 전남도에 징계를 요구키로 하였다.
    황군수는 19일 오후 15시 강진중학교에서 열린 지역명문고 육성을 위한 학부모 간담회가 끝난 후 도청으로 출발했다는 것.
    황군수는 그동안 행정자치부로 해당 행위자에 대한 징계위 회부를 요청 받았으나 거부해 오다가 징계요구서를 보내는 착잡한 심경을 "군민에게 드리는 글"로 입장을 표명했다. 
    다음은 황주홍 강진군수의 발표문 내용이다.
    <신재희 강진취재본부장,박광헌 편집 부국장대우>
      
    ◑ 징계요구서를 올리면서<전문> 
     
     오늘 저는 여태까지의 제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일을 하게 됩니다. 강진군수로서 강진군청 공무원 53명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도청에 제출하러 조금 뒤 광주로 출발하게 됩니다.


    그동안 저는 안팎의 온갖 압력과 회유와 강권에도 불구하고 제 나름의 믿음과 소신으로 중앙정부의 징계요구서 제출을 거부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제출하지 않으면 안 될 즈음에 이르렀다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강진군수인 저 황주홍에 대한 형사고발조치 압력과 부군수에 대한 직위해제 경고 그리고 징계 결재선상에 있는 관계자들에 대한 징계조치 가능성도 나 몰라라 하며 배짱좋게 무시해 버릴수 만은 없는 변수였지만,


    진실로 더 큰 까닭은, 강진군 전체가 받게 될 불이익 가능성이 현실화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판단과 자칫하면 상급기관으로부터 이른바 “괘씸죄” 걸린 나머지 강진의 53명 징계대상자들에 대한 희생과 피해를 줄여보자는 노력이 되레 역효과를 가져오도록 해서는 안된다는 판단 때문 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경로로 여러 가지 대화를 모색해 보았지만, 근본적으로 만족스러운 보장은 받지 못한 채 징계요구서를 올리게 된 것이 가슴아픕니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울산동구와 북구 그리고 전남 강진군의 징계요구서 제출거부 사태와 저희들 나름의 정성어린 상황설명과 호소의 덕택으로 파면 아니면 해임을 요구하던 중앙정부가 어제 공식적으로 파면과 해임 그리고 정직이라는 세가지 처벌기준으로 애초의 양정원칙을 다소 완화해준 것입니다. 이것만 해도 저희로서는 솔직히 크게 안도하게 되는 소득의 대목입니다.
     
    저희 인근의 군청같은 경우에는 몇 시간 무단결근한 사람들까지도 전원 직위해제시켜 버리는 조치를 취했지만, 그보다 정황이 훨씬 심각한 우리 강진의 경우에는 이 순간까지 단 한 명의 직위해제자도 없이 아직까지는 보호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또 다행스럽고 고맙게도 강진군 노조원들의 85% 이상이 스스로 노조를 탈퇴해버렸다는 사실도 저희 군청 간부들께서 징계요구서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외롭게 버티고 있는 데 힘을 보태 주어야 한다는 순수한 동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노력을 도청에서의 양정(처벌)과정에서 반드시 정상참작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러나 11월 24일 전후로 예정인 도청 징계위원회에서 어떤 처벌을 내릴지 현 단계에서 정확히 모른다는 데 저의 고충과 불안감이 있습니다.


    또한 유독 우리 강진군 노조원들이 다른 지역과는 달리, 지난 15일 아침 일종의 정식 “파업출정식”까지 갖고 나서 자신들의 최종결정에 따라 파업행동에 나섰었다는 점에서 상급기관의 눈으로 볼 때 우리 강진 케이스의 “질”을 안좋게 보고 있다는 점이 실제로 매우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어느정도 상급기관 관계자들과의 진지한 대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대화가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데 제 힘의 한계를 절감합니다. 직위해제조치도 내리지 않기 위해서 단호하게 아직 버티고 있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이제 저는 조금 뒤 징계요구서를 들고 도청으로 올라 갑니다. 만감이 교차하는 시점입니다. 왜 그렇게 대책없이 전국적으로 강성으로 비칠 정도로 파업을 해 가지고 이렇게 뒤처리를 어렵게 할까 하는 아쉬움이 제일 크고, 지금까지의 뒷 수습과정에서 상급기관으로 부터의 현실적인 징계압력과 인간적인 모멸을 받으면서도 부하직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동분서주 노심초사 해오신 부군수님과 기획감사실장님, 총무과장님 그리고 행정담당, 감사담당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헌신에 무한한 존경과 신뢰를 갖게 되었습니다.


    또 과감하게 노조 탈퇴의 용단을 내려주신 많은 공직자들에 대해서도 감사드리고, 감동적이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이 정도까지라도 인내하면서 상급기관의 막강한 압력에 버텨 온 제 자신에 대해서도 조금은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어쨌든 징계요구서 제출로 이제 일은 강진군청의 손을 떠나지만, 강진군청의 대표자로서 저는 상급기관과 대화하고 호소하면서 희생이 최소화 되도록 백방으로 노력을 계속할 것입니다.


    부족한 저를 믿고 지켜봐 주신 군민여러분과 공직자 여러분과 모든공직자 가족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과 죄송하다는 말씀을 함께 드립니다.
                                        2004.  11.  19
                      강 진 군 수     황  주  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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