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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예술인 서양화가 유수종씨, 해오라비 꿈 금빛으로 피워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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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예술인 서양화가 유수종씨, 해오라비 꿈 금빛으로 피워내다

남도예술인 서양화가 유수종씨
해오라비 꿈 금빛으로 피워내다


   
▲ 유 수 종  화가
[청해진농수산경제신문] 25년간 길러온 '해오라비난' 회화 소재로 재탄생10여년간 붓.물감.캔버스 등 기법.재료 연구 결실"1000년전 고려불화 기법 재현 현대미술에 접목"6월 일본 초대전 통해 국내외 미술계에 신작 발표를 했다.

서양화가 유수종의 근작은 '선(線)의 아름다움'에 붓끝이 닿아 있다. 최근 10여년 동안 몰두해온 '해오라비난' 작업의 진정한 매력을 '선'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희귀하고 독특한 생김새로 눈길을 잡아 끄는 '해오라비난'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대대적으로 선보이는 국내외 초대전을 앞두고 그 화실은 온통 해오라비꽃으로 뒤덮여 있을 정도이다. 

"꿈 속에서라도 보고 싶습니다"란 애틋하고 간절한 사랑의 꽃말을 가진 해오라비난. 그가 이 꽃을 작업의 소재로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려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꽃과 식물을 가꾸고 관찰하는 취미에 푹 빠져 있던 시절, 우연한 기회에 수원 칠보산에 자생하던 해오라비난을 집에서 기르며 시작됐다.

작가는 스스로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다"고 말할 정도로 깊은 '해오라비난 사랑'에 빠져있다. 

젊은 시절 문인화를 익혔던 유수종은 해오라비의 꽃과 줄기, 잎사귀 등을 그려보면서 그것이 지닌 '선의 매력'에 쭉 빨려 들어가 버렸다. 가늘디 가는 선 하나를 긋는데 집중하다보면 무아의 경지에 흠뻑 젖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작업에 취했다.

그렇게 해서 '해오라비난'을 아예 작품의 소재로 끌어 들이게 됐다. 
10년 전인 지난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오라비난 작업'에 매진하면서 그동안의 작업과는 전혀 다른 회화세계로 새로운 길을 걸어야 했다.

유수종이 회화의 소재로 잡은 '해오라비난' 또는 '해오라기꽃'은 백로(鶴)의 자태를 쏙 빼닮은 난초과 식물이다. 주로 습지 야생초 사이에서 8월경에 꽃을 피우는데 잎사귀는 기다란 난형으로 넓게 펴진다. 

특히 가늘고 긴 줄기가 위로 똑바로 솟아올라 그 끝에 백로 모양의 흰색 꽃을 피워낸다. 이 꽃의 형태와 긴 줄기가 마치 날개를 활짝 펴 비상하는 백로의 모습을 닮았다하여 '해오라비난'으로 불린다.

'폭발하는 감성의 회화세계'로 주목을 받아온 유수종은 '해오라비난'을 만나면서 기존의 모든 작업 방식을 바꿨다. 오직 해오라비난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기법과 재료를 개발하고 미적 영감을 살리는데 집중해야했다.

   
▲ 유수종화가 작업실에서

가급적 외출도 삼가하고 작품 발표도 자제하면서 새로운 창작의 고통을 감내하는 긴 구도적 고행을 해야만 했다.  

그는 지난 1993년부터 1995년까지 3년여 동안 일본 6대도시 순회 작품전 활동을 하면서 접한 '고려불화'의 금니작품과 먹선 흐름의 감흥을 잊지 못한다. 턱선과 옷주름의 선 등 붓이 지나간 자리에 드러난 선의 굵기가 너무나 똑같아 미스터리에 가깝다고 느꼈었다. 

그런 의문은 공재 윤두서의 자화상을 분석한 내용을 접하면서 스스로 해답을 찾아 갈 수 있었다. 가는 선의 비밀은 붓에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붓의 재료, 즉 털이었다.

윤두서의 자화상에서 수염의 선을 일정한 굵기로 그릴 수 있었던 것은 붓을 '서수(쥐수염)'로 만들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일반적인 붓으로는 해오라비난의 날개털과 줄기를 도저히 일정한 굵기의 가는 선으로 표현하기 어려웠던 터에 '자신만의 붓'을 개발하는데 매우 중요한 단서를 찾아냈던 것이다. 

그래서 백방으로 수소문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유일무이한 '족제비 꼬리 끝털 붓'을 만들어 냈다. 서양화가들이 사용하는 붓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붓을 맨 것이다. 

물감도 해결 과제였다. 기존 유화물감이나 아크릴로는 도저히 해오라비난의 가는 선을 잡아낼 수 없었다. 불과 3cm만 그으면 선이 끊어지기 십상이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수많은 유화 물감을 가져다 테스트를 했다. 자신만의 물감 개발에 혼신을 다하는 유수종의 노력에 감동한 물감회사 'A화학'의 회장은 직접 자사 제품을 써보라고 선물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전통공예 작업을 하는 공예가 백일 전남대교수의 공방에서 결정적인 힌트를 얻었다. 옻칠을 걸음망에 걸러 낸 후 칠하는 것을 보고 평소 사용하던 '골든 티타늄 화이트' 물감을 끓는 물에 희석시켜 다시 한 방울씩 걸러내 정제된 물감을 사용했다.

시행착오를 거듭했던 실험은 대성공이었다.
이렇게 해서 얻어낸 물감으로 긴 직선은 계량자를 캔버스 위에 대고 긋고 곡선은 자유자재로 단숨에 그어낼 수 있었다. 또한 유화작업에 쓰이는 캔버스와 달리 자신이 개발한 물감과 해오라비난의 서정적 미감을 잘 받아들여 표현할 수 있는 캔버스도 찾아냈다.

삼베와 볏짚을 섞어 만든 천을 구해 프래임(액자)까지 별도 제작 주문했다.
재료나 도구 어느 것 하나 스스로 만들고 찾아내지 않은 것이 없다. 모든 것이 '해오라비난과의 사랑'의 결실이 아닐 수 없었다.  

족제비꼬리털붓과 정제한 물감, 캔버스, 그리고 계량자까지 10여년 동안 스스로 연구해 개발한 재료와 도구로 '해오라비난'을 캔버스에 다시 피어나게 할 수 있었다.

작가가 선택한 소재 하나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쏟은 정성과 열정은 헛되지 않고 유수종의 대표작이라 할만한 '해오라비난' 시리즈를 탄생시킨 것이다.

그는 "가는 선 하나를 그리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1000년 전 고려시대 불교미술의 베일에 가려진 신비로운 기술을 현대미술에 도입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고 말하고 "예술은 다른 사람이 하지 않은 것을 창작해내는 것"이라며 그 동안 자신이 쏟아 부은 노력과 열정의 결과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런 자신의 작업에 대해 "무려 15번의 진화과정을 거친 작업과 선으로 그린 극사실적 표현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추상화나 다름이 없다"고 강조했다. 

사실 '해오라비난' 시리즈는 '1호 크기'의 소품으로 주로 그렸다. 이 1호 짜리 작품을 완성하는데 하루 10시간 이상 공들여 꼬박 1주일이 걸린다. 때문에 그는 '해오라비난' 연작의 작업 과정을 "도를 닦는 기분으로 작업한다"고 밝힌다.

그만큼 경건하고 신비로운 과정 속에서 모든 것을 비워내고 정제함으로써 화면에 가장 아름다운 자태의 꽃을 피워낼 수 있어서이다. 

작업공정을 살펴보면 먼저 미리 준비한 캔버스에 생옻칠을 한다. 일반 서양화가들이 그림을 그리는 유화작업과는 아예 거리가 멀다. 생옻칠이 마르면 다시 그 위에 밑칠을 반복한다. 무려 10번의 밑칠을 한다. 밑칠은 장중한 맛과 중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블루톤에 가까운 색감을 연출한다. 밑칠이 끝나면 화면의 중단부분과 달모양을 그레데이션으로 처리한다. 

화면은 상단과 중단, 하단부로 나눠 구성한다. 먼저 하단에는 해오라비난 잎사귀와 다양한 습지 식물들의 밀집 군락을 그리고 이 역시 가는 선의 반복과 중첩을 통해 표현한다.  

화면 상단에는 해오라비꽃이 자리하고 그 뒤편에 청초롬한 달이 뜬다. 어슴푸레한 푸른 달빛아래 하얗게 피어난 해오라비꽃은 화면상에서 극명한 대비를 보여주면서 달밤의 꽃무리를 부각시키기에 충분하다. 

해오라비꽃은 본래 백로처럼 하얗게 피어나지만 유수종의 화면에서는 금가루를 녹인 금니와 은가루를 녹인 은니로도 피어난다. 특히 금니기법은 순금(18K)을 아교와 섞어 쓰는데 고영을 탱화작가에게 불화 기법을 그대로 배워 작업했다.

특히 상단에 자리한 달은 달밤의 그윽함 속에 고고히 피어나는 해오라비꽃의 절대미감을 극대화 해주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달을 표현하는 물감재료이다. 실리콘 배터리에 사용하는 '축광성 물감'을 사용해 자연광이나 불빛이 없는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신비로운 현장을 보여준다. 

그리고 작품 중단부에는 작품의 백미인 가는 선이 상하로 흐른다.
그 사이에는 나비와 잠자리, 무당벌레 등 곤충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이렇게 그린 작품은 작업 후 2회에 걸쳐 바니스 처리를 하여 보존성을 증진시켰다. 

유수종 작가는 "지난 6월 5일부터 12일까지 일본 동경 인근 도시 우스노미야의 갤러리 인더블루에서 갖는 개인 초대전에 작품을 발표하여 대성황을 이뤘다.<石泉김용환 대표기자>

   
▲ 유수종화가 작품 - 해오라비 밭에 나비 잠자리 날다

새감각 바른언론-청해진농수산경제신문www.chjnews.kr
입력1507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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