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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할아버님께 올리는 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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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할아버님께 올리는 술상

노인의, 노인에 의한, 노인을 위한 청산도 경로잔치
 
5월8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시골 마을에서 경로잔치가 한창이다.
 
하지만 경로잔치 풍속도가 최근 몇년 전부터 급속히 달라져 씁쓸함을 안겨주고 있다. 젊은 30·40대들은 도시로 다 떠나고 그나마 남은 '5060 청년'들이 '7080 어르신'들을 위해 경로잔치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전남 완도에서 뱃길로 50여분을 달려야 닿는 청산도(청산면장 정성희)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에 나오는 곳이다. 최근, 청산도 당리 마을에서는 경로잔치가 벌어졌다.
그러나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젊은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어르신들의 경로잔치다 보니 '내외'도 엄격했다. 할머니들은 방 안에서, 할아버지들은 마당에 자리를 펴고 앉아 잔치를 즐겼다. 김효심 할머니(66)는 "같이 앉을 수가 있습니꺼? 우리는 방 안에서 노는 기(게) 편합니더"라고 쑥스러운 듯 말했다.
잔치 분위기는 떠들썩하며 옛날 분위기 그대로였다. 50대 이후의 주민들이 술과 안주가 담긴 상을 분주하게 날랐다. 마당에 자리를 펴고 앉은 80대 할아버지가 "여그∼ 맥주 좀 더 내와라이∼" 하면 60이 다 된 '할아저씨'가 잽싸게 맥주를 대령했다.
"아따∼, 시골에서야 50·60대가 청년이지. 우들이(우리들이) 어르신들 모셔야재. 나도 이 동네에서는 청년 소리 들어이∼. 노인정에는 얼굴도 못 내밀어부러∼." 이장 김준남씨(63)의 말이다.
김이장의 말대로 당리 마을 75가구 142명의 주민들 대부분이 60대 이상이다. 50대는 손으로 꼽을 정도. 청산면사무소에 따르면 인구 2,989명 가운데 1,000여명이 60대 이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분위기를 띄우는 바람잡이도 당연히 5060 청년(?)들. 당리 마을 경로잔치에서도 환갑을 넘긴 '청년 이장'이 어르신들을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이장은 걸쭉한 목소리로 '진도아리랑'을 불러젖혔다.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 아라리가 났네♩ / 아리랑 응응응응 ♪♪/ 아라리가 났네♬♩"
그러자 마당에 앉아 있던 7080 노인들이 하나둘씩 일어나기 시작했고, 곧 흥겨운 춤판이 벌어졌다. 방안에 앉아 있던 할머니들도 마당으로 내려서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기 시작했다.
"청천 하늘에♩♪ 잔별도 많고 ♬ 요내 가슴속에 ♪ 수심도 많다♩♩ 간다간다 내 돌아가요♩♬ 정든 임 따라서♪ 내 돌아간다♬"
노래말과는 다르게 저녁이 돼도 노인들은 집으로 가지 않았다. "좋구나! 좋아!" 여기저기에서 추임새가 터져나왔다. 노인들뿐인 시골의 경로잔치. 하지만 서울의 어느 나이트클럽보다 화려하고 뜨거웠다.<기동취재팀, 김이선 청산면객원기자>  
040504-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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